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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18. 00:26 from 카테고리 없음


어쩌면 장국영이 연기한 아비처럼 살고싶지 않았다.
나는 어릴적부터 서울 주택에서 살았으며 현재 신도시로 이사와 50평 남짓한 아파트에 살고있다. 늘 부족함 없이 자라왔으며 갖고싶은​건 조금만 노력하면 얻을수있는 정도였다.
작년말 겨울 이사올때가 생각난다. 이삿짐 크루중 그릇정리하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내옷들을 하나하나 개어가며 "아드님은 좋으시겠어요. 부모님 잘만나서 이렇게 좋은집에서 살고." 라고 멋쩍은 애기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혼잣말​ 같기도 하다.
그말을 듣자마자 기분이 이상해서 담배와 전여친과 다니던 모텔성냥을 들고는 엘레베이터를 기다렸다. 현재 아파트는 엘레베이터가 총 두대가 운영중인데 그중 한대를 우리집 이삿짐 옮기기 전용으로 관리실에 적지않은 돈을내고 빌렸었다. 즉 엘레베이터는 그날 우리집 전용이였다.
나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17층에서 1층을 눌렀다. 나는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정리하고있었다. 그리곤 몇초 뒤 문이열렸다. 이사온 첫날이라 적응이 되지않아 역시 좋은 아파트는 엘레베이터도 빠르구나 생각하며 내릴려는 찰나에 15층 여자를 만났다. 15층 내가 전에 살던 아파트 층수이기도 하다.
그녀는 짧은 머리에 상꺼풀이 없는 수수한 눈. 방금 로션을 바른마냥 얼굴이 반짝였다. 그리고 퓨마 운동화. 대충 이정도 ㄱ에 남는다.
그여자와눈을 마주쳤다. 나는 눈을 피했다. 그러자 그여자가 내팔을 잡았다. 나는 놀라 '호잇' 비슷한 의성어가 튀어나왔던거 같다. 둘리마냥 그여자는 내가 귀여운듯 웃었다. 그때 엘레베이터 눈이 열리고 1층에 도착했다. 나는 혼자 빠른걸음 경보느낌로 집앞 편의점에서 초코우유를 사고는 근처 밴치에 앉아 담배에 성냥불을 붙혔다. 담배를 피면서 새로 이사온아파트를 보자니 적응이 되지않았다.
그런데 그때 뒤에서 누가 내 귀에 소리를 지르는거마냥 듣기싫은 괴음이 들려 뒤를 돌아봤다. 아까 15층 여자였다. 그여자가 나에게로 웃으며 다가오고있다. 나는 초코우유를 마시며 담배를 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아는사람인가. 아는 사람이면 누굴까. 그여자가 점점 가까워졌다. 그리곤 코앞까지 와서는 말을했다.
"너 나 ㄱ안나?"


-2부 계속-

Posted by gim0suk :